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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 가치 권순우가 상하이 대신 전국체전 뛰는 이유

기사승인 2019.10.06  06: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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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는 매니지먼트 스포티즌을 통해 CJ제일제당에서 현금 후원, 휠라에서 의류 후원, 헤드에서 라켓 후원을 받고 있다. 권순우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특화된 기술, 트레이너, 통 큰 스폰.

 “권순우가 왜 상하이 마스터스 출전 안하나요? 예선에 출전할 랭킹은 되는데“
한 독자의 질문이다.

권순우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올림픽테니스장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전 당진시청 소속 충남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따라서 5일부터 시작한 상하이마스터스 1000시리즈에 일정이 겹쳐 출전할 수가 없었다.
권순우는 당진시청 실업팀 소속으로 계약을 맺고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국제대회 일정이 우선이고 입단시 받은 계약금은 그간 투어 선수 100위안에 드는데 들어간 투자비용으로 충당됐다. 그리고 당진시청에서 매달 꼬박 꼬박 받는 직급에 따른 월급은 투어 경비에 쓰인다. 그리고 국제대회를 출전하다 국내 일정이 맞으면 국내대회에 출전하지만 우리나라 아마추어 팀의 ‘생명줄’인 전국체전의 출전은 ‘mandatory(의무)’다. 의정부시청 소속의 정윤성도 경기도 대표로 개인전에 출전한 것도 다 이런 연유다. 중국 선수들도 그랜드슬램 본선하다말고 기권하고 중국내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전국체전에 몰려가기도 한다.

투어 선수는 돈이다. 호텔, 항공, 코치, 트레이너, 식사, 영어구사 등등. 옷과 신발 그리고 라켓만 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년에 혼자다녀도 1억원 이상 들고 팀 꾸리면 그 몇배가 필요하다. 100위내 선수 절반이상이 혼자다닌다. 
이를 어려서 주니어 랭킹 획득할때부터 시작한다. 부모입장에서는 자녀가 테니스를 잘하면 더 큰 걱정이다. 적당히 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지만 잘하면 집을 팔고 통장 잔고 톡톡 털어야 외국 다니고 성공 보장할 수 없는 투어 선수 길에 나선다. 자식이 하고 싶다는데 하지말라는 부모는 대한민국내에 없다.

전국체전 대회장에서 만난 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집을 팔아 아이 테니스 교육에 쓰고 있다”며 애태우고 있다. 기약없는 싸움에 들어들 갔다.

그렇다면 권순우처럼 100위안 랭킹으로 들어가 ATP 투어 1000시리즈 ,500시리즈 예선부터 출전해놓고 본선 8강, 4강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간단히 말해 핵심 기술이 있어야 된다.

정현과 일본오픈 8강전에서 놀라운 경기를 한 벨기에의 다비드 고팽은 90년 12월생이다. 올해 29살. 고팽은 2008년 8월 룩셈부르그 퓨처스 1회전에 노랭킹으로 출전해 예선을 통과해 국제대회 신고식을 했다. 룩셈부르그, 벨기에, 그리스, 독일, 도미니크 공화국 대회를 전전하다 그해말 630위로 마쳤다.

고팽은 2009년 1월 한국퓨처스 1,2,3차대회에 출전해 실업선수 이철희를 이기고 국가대표 안재성에 6-2 2-0 경기도중 기권승을 거뒀다. 그렇다고 고팽이 한국에 3주 머무르면서 우승한 것은 아니다. 고팽이 100위안에 든 것은 프로입문후 4년만이다. 2015년까지 50~60위대 랭킹을 만들면서 챌린저를 뛴 그렇고 그런 그럭저럭 선수였다. 이후 투어와 그랜드슬램에서 강호킬러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투어대회에 본격적으로 출전한 고팽은 웬만한 선수는 다 만나면서 스스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핵심 기술을 가르쳐줄 코치를 찾아 번 돈을 대부분 투자했다. 현재 코치는 전 세계 7위인 스웨덴의 토마스 요한손이다. 호주오픈 우승도 한 지도자다. 요한손은 정현과의 경기때 코치박스에 금발머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핸드를 칠때 팔꿈치가 ㄱ자 각을 만드는 지 아는 지도자다. 

고팽의 기록된 신체 내역에 따르면 180cm, 하지만 실제로 곁에 서보면 그리 크지 않다.
고팽의 현재 랭킹은 15위다. 서른 나이에 다시 기술 업그레이드해 톱10에 들 태세다. 간결한 서브, 서비스박스 구석 꼭지점을 찍고 나가는 포핸드 기술이 있다. 정현과의 경기에서 정현이 못한 것이 아니라 고팽이 워낙 수준높은 테니스를 했다.
그렇다고 고팽이 그 대회 우승한 것도 아니다. 조코비치에게 2대0으로 패하고 4강에 머물렀다. 그리고 상하이마스터스 갈 비행기를 잡아타고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가방싸들고 이동했다.

그렇다면 고팽은 어떻게 실력을 키웠을까. 기본기를 잘 다졌지만 투어 선수가 되면서 투어대회에서 상대 선수와 경기를 하면서 자신의 무기를 개발하고 익혔다. 2018년 투어 파이널 때 페더러를 이기고 나오면서 고팽은 “나도 믿지 못하는 환상적인 포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했다”고 스스로 털어놓았다. 고팽은 올해 윔블던에서 잘나가는 다닐 메드베데프를 이기고 베르다스코를 이기고 신시내티에서 아드리안 마나리노를 이기고 도쿄에서 카레노 부스타, 데니스 샤포발로프, 정현을 이겼다.

권순우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권순우도 고팽처럼 세계 10위권에 들려면 많은 투어 선수들과 경험을 해 스스로 무기 개발을 해야 한다. 탄성이 나오는 샷이 나와야 고팽의 위치에 간다.

투어 선수들과 경험을 많이 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야 하는데 권순우에게 지금 트레이너가 꼭 필요하다. US오픈 1회전에서 뒤집는 각인데 체력이 버텨주지 못해 그랜드슬램 본선 1승 기회를 놓쳤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니지먼트사에서 투어에 필요한 충분한 경비를 대도록 후원사를 더 독려해야 한다.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신있게 제안금액을 써내야 한다. 

   
권순우가 대한민국을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에 이끌었다

TV광고 황금시간대 15초에 최대 1500만원, 최저 110만원으로 가정해도 권순우가 테니스 그랜드슬램 1회전 1시간 경기를 하면 최대 36억원, 최저 6600만원의 홍보효과가 있다. 권순우에게 붙은 브랜드 홍보 노출 효과는 한경기에 최대 36억원은 된다.  전세계에 현재 권순우 스폰서인 한식 먹거리 선두주자 CJ의 이름을 알리는 기회를 누리고 있다. 
만약 3시간 경기를 하면 브랜드 노출이 가장 극심한 스포츠인 테니스의 광고 효과는 한경기에 108억원이나 된다.

그래서 지금 권순우가 스폰서로부터 받는 대우는 10배이상 더 올라갈 필요가 있다. 일본의 컵라면 회사 닛신식품이 니시코리와 나오미 오사카에게 거액을 후원하는 이유는 일본 라면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함이다.  외국사람들이 라면을 사먹으면 얼마나 사먹을까. 그런데 일본 열도 홋가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라면 박스 연결해야 할 규모의 양에 해당하는 금액을 두 테니스 선수 후원에 들이고 있다. 

한국 테니스 에이스이고 100위안에 든 권순우가 비용 걱정없이 팀 꾸리고 다닐 정도는 되야 한다.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호주오픈에 해마다 100억원을 상금으로 20여년째 내놓는 기아차 해외법인은 그동안 한국선수 본선 와일드카드 하나 달라고 할때 외면했다. 대신 대회본부에 아시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게 했다.   한국선수 후원해달라하면 물건이 안된다 거절했다. 라파엘 나달 홍보대사는 19살때부터 했다.  세계 1위 아니면 제안서 조차 보지 펼쳐 보지 않았다.  정현이 뜨는 무렵 IMG가 기아차에 미래가치를 포함한 숫자를 적어냈지만 눈도 끔쩍 안했다고 한다. 정현이 호주오픈 4강 이후 기아차 형제회사인 제네시스에서 따라 붙었다.

한국테니스 에이스 권순우에게 필요한 세가지

1.트레이너가 필요하다

2. 특화된 주무기 장착해야 한다

3. 통 큰 스폰서 필요하다 

권순우는 투자할 가치가 없을까.

권순우가 캐나다 마스터스 예선 2회전에서 2대0으로 이긴 65위인 호주의 존 밀먼이 ATP500시리즈 일본오픈 결승에 올라 6일 조코비치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권순우는 중국 주하이 1회전에서 세계 24위 루카 푸이유를 2대0으로 이겼다.
권순우는 멕시코 로스카보스 투어 8강에서 23위 기도 펠라에게 1세트를 따냈고 윔블던 1회전에서 세계 9위 카렌 하차노프와 3시간 8분 경기를 하면서 세계인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러 외국 테니스 캠프의 콜이 들어오면서 주요 선수들의 경계대상으로 성장했다. 이 정도 되면 아시아 시장 마케팅을 위해 아시아 선수가 필요한 외국 매니지먼트사에서 선수에 관심 갖고 프로파일링한다.

   
▲ 권순우는 총상금 40만달러를 획득했다. 동년배 치치파스의 7%, 50위선수의 절반 정도 상금수입을 올렸다

그렇다면 권순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권순우는 현재까지 상금으로만 46만달러(약 5억5천만원)를 획득했다.  국내선수로서는 정현 다음이지만 같은 나이대인 세계 7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의 상금(620만달러, 약 78억원)과 비교하면 7%에 불과하다.

권순우가 앞으로 10년이상 테니스를 하고 50위안에 들면 커리어 상금 100억원의 가치는 충분하다.  빌딩부자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권순우에게는 부상만 없으면 해마다 그랜드슬램 본선출전해 16강, 8강, 4강에 오를 기회가 1년에 4번 있다.  투어 250시리즈 본선, 500시리즈와 1000시리즈 예선에서 살아 본선에 오른다.  권순우의 그랜드슬램매 경기는 JTBC를 통해 생중계되고 네이버 방송을 통해 순간접속자수 10만, 누적시청자수 100만을 넘게 된다.  투어대회 본선도 KBS N스포츠 통해 생중계되고 역시 네이버TV로 보게 된다.   

당장 내년 2월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예선에 권순우가 정현과 원투펀치로 출전하면 그래 10월 월드그룹 본선에 갈 수 있는 귀한 몸이 된다.

현재 88위인 권순우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 가능성도 높다. 정현이 랭킹을 좀더 끌어올리면 우리나라는 올림픽 본선에 사상 처음으로 2명이 출전할 수 있다. 80위권이면 출전 가능한데 지금 조시라면 올림픽 엔트리 마감전에 80위안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올림픽 출전하고 매주 투어 대회 본선 경기 방송되고, 2월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에 출전하는 등 대 활약이 예상되는 선수가 바로 권순우다.

전국체전 대회장에서 테니스 잘아는 해외 동포들이 선수와 사진찍어 보관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바로 권순우다.

현재 스폰서 입장에선 권순우의 바로 닥칠 가치만 해도 더 투자해도 남는 장사다. 현재의 10배 이상 투자해도 뽑을 정도다.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는 어려서 미국에서 테니스를 하고 있는데 별로 신경을 안썼다. 일본에 와서 훈련하는데 펑펑 공을 날리기만 하고 금 밖에 보내기 일쑤였다. 그런데 일본 기업에서 관심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오사카는 주니어 안 거치고 프로에 바로 들어가 2년만에 그랜드슬램 우승을 연달아했다. 여성과 스포츠가 무관하고 마케팅 효과가 남자에 뒤지는데 나오미 오사카는 달랐다. 여성을 스포츠로 끌어들이는 주역이 됐다. 나오미가 호주오픈 우승 당시 입은 아디다스 브랜드는 일본 전역에서 완판이 됐다.
자꾸 나가던 볼이 코트 안에 들어가니 미사일이고 로켓이었다.

권순우도 그럴 수 있다. 정현도 호주오픈 4강을 갔다. 우리나라 선수는 멘탈이 좋아 기술만 갖추면 매주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어쩌면 은퇴시킬 수도 있다.

권순우가 페더러를 만나 이기는 날 권순우에게 투자한다고 하면 이미 라커룸에서 IMG나 페더러 매니저사 팀8에서 권순우에게 계약서를 갖고 기다릴 것이다. 권순우 또래 치치파스가 올해 1월 호주오픈 16강전에서 로저 페더러에게 6-7(11) 7-6(3) 7-5 7-6(5)로 이기자 그다음날 치치파스 소속 아카데미 원장인 패트릭 무라토글로는 연습코트에 전날 라커룸에서 계약한 라켓을 들고 나왔다. 아카데미 전체 지원을 조건으로 걸고 치치파스를 계약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다음 세계 1위라고 큰소리 치면서.

정현에 대해 IMG의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는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이긴 선수’다. 모든 자료 상단에 이 문구를 넣어 제안할 정도다. 그리고 호주오픈 4강 진출 선수라는 것이 정현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면 스폰서들이 끄덕인다. 고민을 덜 한다. 제네시스든 기아차든 그정도 성적표이면 어느 스폰서에게도 내밀기 좋은 조건이다.
만약 지난 7월 윔블던 1회전에서 권순우가 톱10 카렌 하차노프를 이겼으면 자고일어나니 스타가 되는 일이 벌어진다. 권순우 호텔 로비에 매니저들이 서성이고 라커룸에서 전해지는 명함이 부지기수였으리라.
그래서 권순우도 기회있을 때 이기고 각인을 시켜야 한다.
권순우는 충분히 성공 개연성이 높다. 누구를 만나도 서브가 안정적이고 스트로크가 견고하고 의외의 샷이 나온다.

현재의 매니지먼트사가 여러선수 건사하느라 고민이 많겠지만 선택과 집중의 통 큰 스폰서 후원을 하도록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금 회수보다는 더 큰 후원을 끌어들여야 하는게 순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권순우에게 달렸다. 88위가 아니라 50위가 되면 권순우의 스폰서는 달라진다. 10년전 100위안에 들어갈 선수 하나만 있었으면 하는 심정에서 신문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두명이나 되어가고 100위가 아니라 30위, 톱10으로 요구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즐거운 고민거리다.  권순우의 미래 캐치 프레이즈는 '페더러를 이긴 선수'로 기대한다.

정현은 테니스할 기반의 고지에 올라섰고 이어 권순우가 9부 능선까지 올라와 있다. 여기에 남지성과 정윤성, 박의성 등이 합류를 하면 그야말로 한국테니스는 스페인 부럽지 않은 황금시대를 맞이한다.  태권도하는 나라에서 BTS로 세계 젊은이 마음을 휘어잡는 나라에서 테니스 나라로 이미지가 더해진다.

프랑스협회 지우디넬리 회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100위내 선수가 있고 없고,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고 없고는 국격이 다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가격이 다르다.  우리는 지금 테니스 선수 몇명을 통해 국가의 격을 높이고 있다. 

정현 호주오픈 4강 갔을때 돌파구 없던 호주 청년들이 그를 우상으로 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만약 권순우가 페더러를 이기고 윔블던 결승에 오른다면 세계는 권순우를 달리보고 한국테니스를 높이 본다. 

권순우를 후원하고 키우는 것은 테니스 선수 부귀영화 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용광로 같은 대한민국 이나라를 세계시장에 오롯이 키우는 것이다.  태국은 10년전 파라돈 스리차판 이 세계 9위가 되고 윔블던 4강을 가면서 부정적인 관광국가 이미지에서 테니스 잘하는 선수 배출한 나라로 세계에 알렸다.

   
 

글 박원식 기자 사진 황서진 기자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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