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돌아온 ‘영국테니스 원탑’ 앤디 머레이의 세련된 착장

기사승인 2023.03.25  23:38:50

공유
default_news_ad1

- 9년차 영국 신생 스포츠브랜드, 캐스토어

   
▲ 토마스(Thomas)와 필립 비혼(Philip Beahon) 형제와 머레이(가운데)

영국테니스의 ‘원탑’ 앤디 머레이(35)가 돌아왔다. 3년4개월 만에 ATP 투어대회 결승에 올라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2월25일 카타르오픈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7·8위)에게 석패했지만 랭킹을 70위에서 52위로 끌어올리며 재기의 불씨를 살려냈다.

머레이는 2019년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은퇴가 불가피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는 우직한 저력으로 보란 듯이 부활했다. 하드코트 강점을 앞세워 7월 윔블던을 겨냥하고 있다. 통산승수 목표를 800승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통산전적은 703승 222패(76%)다. 나이로만 보면 가시적인 목표치다.

머레이는 한때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와 함께 ‘빅4’로 불렸다. 머레이를 빼고 빅3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 시대는 저물고 있다. 41세의 페더러는 지난해 은퇴했고, 조코비치와 나달은 각각 36세, 37세로 황혼이 멀지 않았다.

 
   
▲ 호주오픈 출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한 머레이

영국 팬들은 머레이의 막판 질주를 고대하고 있다.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영국테니스는 종주국 명예에 걸맞지 않게 오랜 침체기를 보냈다. 윔블던의 경우 2013년 머레이의 우승이 무려 77년만이었다. 1936년 이후 영국선수가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윔블던 효과는 ‘굴러온 돌이 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떵떵거린다’는 뜻이다. 외국계 자본이 자국 금융시장을 장악하는 현상을 일컫는 금융용어다. 잔칫상을 차린 개최국 대신 번번히 외국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는 윔블던 상황에 빗댄 것이다.
 
머레이는 2016년 윔블던, 2012년 US오픈을 포함해 메이저대회 3회 우승, 통산 45회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6년 세계랭킹 1위를 찍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번에 귀환한 머레이는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과 끈질긴 승부호흡을 보여줬다. 그런 그의 모습에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었다. 경기복에 새겨진 독수리날개 디자인의 AMC 로고다.
 
   
 

이 로고는 머레이 경기복을 제공하고 있는 캐스토어(Castore)의 테니스의류 레이블을 상징한다. AMC는 ‘앤디 머레이 콜렉션(Andy Murray Collection)’의 이니셜이다. 머레이 이름 자체를 브랜드로 만든 셈이다. AMC 레이블은 화이트, 블랙, 다크 그린, 네이비 블루 등 다양한 색상의 트랙 재킷, 집업 티, 반바지, 트랩 팬츠, 레깅스 등이 출시돼 있다.
 
캐스토어는 영국 맨체스터에 본사를 두고 2015년 설립된 신생 스포츠의류 업체다. 토마스(Thomas)와 필립 비혼(Philip Beahon) 형제가 각각 25세, 22세 때 창업한 젊은 회사다. 형 토마스는 축구명문인 그렌 호들 아카데미를 나온 뒤 17~21세 스페인 축구클럽에서 뛴 청소년 선수, 동생 필립은 랑카스터 클럽 등에 소속됐던 크리켓 선수 출신이다.
 
스포츠맨 출신 20대 형제 창업주
 
형제는 20대초인 2013년 각각 선수생활을 접고 런던 금융가에 투신했다. 스포츠의류 벤처에 나서기로 작정하고 금융을 터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토마스는 영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로이드 뱅크에, 필립은 대형 국제금융 서비스기업인 딜로이트에서 일했다.
 
두 사람의 업무는 스포츠 의류·장비 사업 창업에 최적화된 것이었다. 스포츠 마케팅 시장조사, 하이엔드 체육시설 투자자 상담, 패션·스포츠 업종 투자계약 등을 통해 사업 노하우를 차곡차곡 챙겼다. 2년 여의 금융 경험 끝에 캐스토어를 창업하고 2016년 온라인 판매에 돌입했다. 혈기 넘치는 20대의 벤처사업은 트렌디한 스포츠웨어 중심으로 착실히 성장했다.
 
캐스토어는 창업 4년만인 2019년 그야말로 대어를 낚았다. 머레이의 공식 의류 스폰서가 된 것이다. 단순한 후원사가 아니라 머레이가 경영에 참여하는 조건이었다. 이에 따라 머레이가 캐스토어의 대주주가 됐다. 머레이 전용 착장인 AMC 레이블이 탄생한 것도 이때다.
 
머레이는 “잘 디자인된 첨단 제품을 가진 젊고, 활력 넘치는 브랜드가 파격적인 제안을 해와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머레이를 발판 삼아 영국테니스의 기둥인 영국테니스협회(LTA, Lawn Tennis Association) 공식 의류 파트너가 됐다. 캐스토어의 이례적인 폭풍성장 비결은 스타 마케팅 성공에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머레이의 합류 이후 순풍에 돛단듯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자 럭비 스타인 말리 패커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내세워 테니스 외 종목으로 외연을 넓혔다. 이어 스코틀랜드 명문축구팀 레인저스 FC와 5년간 2500만 파운드(약 395억 원) 후원 계약을 맺었다.
 
올해까지 공식 의류 제공 및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스포츠팀만 아일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독일 레버쿠젠 클럽 등 16개 유럽 프로축구팀, 영국·남아공·서인도 크리켓 국가대표팀, 맥라렌 등 2개 포뮬러 원 자동차경주팀, 미국·사모아 럭비 국가대표팀, 할리퀸 등 3개 럭비팀, 영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등 27곳에 이른다.
 
캐스토어는 지난해 HSBC 등으로부터 5000만 파운드(약 790억 원) 펀드 투자를 유치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는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 18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포츠업계에서 일약 스타가 된 토마스-필립 형제는 2019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30세 이하 30대 기업인(30 Under 30)’에 뽑혔다.
 
   
▲ 영국 멘체스터 시티 매장

캐스토어는 한국을 포함한 50개국에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으며, 한국 소비자들의 직구도 늘고 있다. 테니스·골프·축구·사이클·러닝·트레이닝 등 운동복 디자인이 고급스러우며, 신축성·회복력이 좋고 자외선 차단, 항균 효과가 높은 메리노 울 함유 소재로 기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사진 캐스토어 , 멜버른=정용택 특파원 

오룡(오늘의 코멘터리 편집주간) tennis@tennispeople.kr

<저작권자 © 테니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