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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결같은 사라 에라니의 롤랑가로스 여정

기사승인 2024.05.22  05: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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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잘생기고 예쁘고 키가 크고 힘있는 것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특히 테니스의 경우는 더 그렇고 여자 테니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선수가 주목을 받고 관중이 몰리고 방송 중계가 된다.

그런 풍조속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여자 테니스 선수가 있다. 이탈리아의 사라 에라니(94위). 그녀의 나이는 올해 37살이다. 현재 100위내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예선 2회전에 올라 있다.

그녀에게서 발견되는 놀라운 점은 세가지다.

첫째, 2002년부터 프로대회 나와 프로 22년동안 테니스로 벌어들인 상금이 1450만달러(192억원)나 된다는 점이다.

둘째, 에라니의 키는 164cm에 불과하다.

셋째, 4개 그랜드슬램 복식에서 모두 우승해 복식기준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바로 에라니다. 87주 동안 복식 1위를 한 에라니는 2012년 프랑스오픈 단식 준우승을 했고 2012년 US오픈에서 4강까지 들었던 작은 거인이다. 에라니는 최근 로마마스터스 여자복식에서 재스민 파올리니와 함께 우승을 해 이탈리아 팬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987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과일수입상의 딸로 태어난 에라니는 가족 회의 끝에 12살때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에 유학을 갔다. 10개월간 영어 한마디 못한채 플로리다에서 지냈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에라니는 14살때 ITF 대회에 출전해 성적을 냈지만 보통 체격에 프로선수로서의 그녀의 능력에 그다지 신뢰받지 못했다. 스폰서도 없었고 장래 유망주라고 여기지도 않았다.
그 이유로 17살때 스페인 발렌시아로 이주해 파블로 로자노에게서 배웠다. 아버지가 딸의 꿈을 위해 바른 길을 찾아 과감하게 투자하고 나섰다.
2008년 프로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에라니는 "테니스 선수인 나를 결코 믿지 않았고 항상 나는 아무데도 오르지 못할것이라고 말했던 모든 이탈리아인들에게 이 승리를 바치고 싶다"고 말해 그간의 냉대와 푸대접을 표현했다.
그후 에라니는 이탈리아 대표팀에 세차례 발탁되어 이탈리아의 승리에 기여했다.

그동안 에라니는 단식 경기에서 663승 490패, 복식은 390승 226패. 단식과 복식 합해 국제대회 전적이 1053승 716패를 기록하고 있다. 작은 키로 그리 주목을 못받으면서 총 1769 프로 경기를 한 선수가 에라니다.

여자테니스계에선 작은 거인이다.

21일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인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예선 1회전에서 에라니는 미국의 안리에게 6-3 6-4 승리를 거뒀다. 에라니는 경기내내 안리의 백핸드쪽에 톱스핀 볼을 구사해 상대의 특기인 포핸드 공격을 못하도록 했다.
빨래줄같이 쭉쭉 뻗어 네트 위로 살짝 살짝 넘나드는 볼이 아닌 붕붕 뜨는 문 볼에 에라니의 상대 안리는 제풀에 지쳐 떨어졌다. 안리가 모처럼 찬스볼이 포핸드 사정권에 와서 치면 의욕만 앞선 채 네트에 걸렸다.
에라니가 1세트 6대3으로 안리에게 세트를 획득할때 그의 언포스드 에러는 단 1개였고 안리는 10개 이상 했다.

두 선수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결국 방패가 이겼다.

클레이코트대회에서 여러번 타이틀을 획득한 그녀는 클레이 코트 전문가로 자신의 위치를 ​​잘 잡고 상대 서브 리턴을 빨리 한다. 그리고 코트를 전체적으로 사용한다.

에라니가 37살 나이에 작은 키로 테니스판에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네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복식에 능한 선수라 첫 서브를 무조건 넣고 상대 서브를 빨리 리턴해 상대로 하여금 준비 시간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둘째, 클레이코트에서 통하는 많은 스핀의 공을 구사한다. 깊은 문 볼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유명한 선수가 에라니다.

셋째, 작은 키에 어깨 부상까지 안고 있는 에라니는 강하고 빠른 서브를 넣을 수 없는데 첫서브 넣는 것으로 약점을 커버했다. 그저 라켓으로 공을 비벼 상대 서비스 박스에 넣었다. 일단 넣고 보았다.

넷째 주니어때 코치인 파블로 로자노와 다비드 안드레스 코치가 지금도 에라니를 지도하고 있다. 에라니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프로의 길을 꾸준히 걷게하는 로자노를 믿고 따른다. 에라니는 16세 때 코치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함께 있다. 테니스계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 서로 변화하고 다른 자극을 찾는 경향이 있지만,  파블로와 에라니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둘 다 성숙해지고 항상 삶의 필요에 맞게 관계를 조정했다.

에라니는 자기 경기를 다시 보지 않는다고 한다. 좋은 승리도 , 가장 중요한 승리도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앞을 내다보고, 다음 일이 무엇인지, 미래가 나에게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데만 시간을 사용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데로 내버려 두고 앞일만 생각한다.

에라니는 자기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했고 이길 수 없다는 아나 이바노비치나 마리아 샤라포바 같은 선수에게 크게 패배했을 순간에 자신도 강해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테니스가 자신의 인생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기억하지 않지만 늘 테니스 곁에 있었다. 열정을 직업으로 삼고자 열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탈리아 전국에서 선발된 12세 주니어 64명중 하나였던 에라니는 결승에 오르면서 할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그날부터 에라니는 작은 색깔의 진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특별한 순간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자기가 만들어 목걸이에 매달아둔 순간들. 각각의 무게 , 모양 및 크기가 있다고 여긴다.

어떤 것들은 다른 것보다 더 가치가 있지만, 피곤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면 에라니는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으로 보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에너지, 돈 , 자원을 투자할 여유가 있는 가족이 필요하며, 지출과 버는 것 사이의 균형이 기울어지기 시작할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에라니는 결코 멈추지 않는 회전목마에 올라탔고 달려야 하고, 랭킹에 몰입했다. 오로지 숫자.
100위, 상위 10위를 목표로 계속 움직여야 한다. 이 오르막에는 한번도 편안한 자리가 없었다.
모든 것에는 돈이 들었고 모든 일에는 노력이 필요했다.

경쟁심이 강한 에라니는 단 1 밀리미터 차이로 이기거나 지는 것이 자신을 얼마나 미치게 만드는 지 알고 있었다.
신체적으로 극도로 강한 사람이 아니기에 경기를 잘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샷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야 하고 눈 앞에 있는 상대를 이해해야 했다.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공기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강요할 필요가 없으며, 최고의 테니스가 아니더라도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가장 유용한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고 자신이 되어야 했다.

에라니는 행운을 필요로 한다. 더 많이 헌신하고 노력할수록 항상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는 없다고 알고 있기에 그렇다.

한때 결승까지 간 프랑스오픈에서 올해 예선부터 시작하는 에라니에게 본선 행운의 기회가 주어질까(에라니는 예선에서 세번 이겨 본선에 진출했다).

에라니는 " 나이가 너무 많아서 육체적으로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며 "모두가 더 강해지고 몇 년 전보다 더 세게 쳤다. 그래서 저는 공의 높이를 바꾸고, 드롭 샷을 하고, 다양한 답을 생각해내야 한다. 상대를 구석에 넣기 위해 영리하고 지능적인 테니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블로 로자노 코치와 함께

 

 

   
어린시절 에라니

 

 

   
 에라니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 에라니는 모두가 천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물고기를 나무에 오르는 능력으로만 판단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멍청하다고 살 것입니다라는 아인슈타인의 글을 모토로 삼고 특별한 테니스를 하는 선수가 에라니다

 

 

   
 
   
 

박원식 기자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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