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애미 8강 6-2 6-4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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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테니스를 장착하며 상승곡선을 그린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가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가볍게 이기고 마이애미 베스트4에 들었다.
디미트로프는 28일(미국시각) 마이애미 하드록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타우 마이애미오픈(총상금 $10,659,033) 8강전에서 알카라스를 6-2 6-4로 이겼다.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마이애미 1000 우승에 도전한 알카라스는 디미트로프에 막혀 연속 우승을 못하게 됐다. 경기중 나온 디미트로프의 드롭 샷은 알카라스가 기가막혀 했다.
톱20 선수 가운데 조코비치를 제외하고 30세 이상 유일하게 들어있는 32살의 불가리아는 빠르고 강하고 잘 달리고 다양한 알카라스를 상대로 시종일관 공격성을 유지하고, 24번의 위너를 구사했다.
디미트로프는 "매우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고 해야 할 일이 매우 명확했다"며 "단순한 것이 천재적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주 아주 어렵다. 특히 알카라스를 상대로 플레이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번보다 게임을 조금 더 잘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하며 승리 비결을 내밀었다.
디미트로프는 타이트한 코트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공의 코스를 바꾸었고, 심지어 베이스라인 안에서 리턴 에이스를 냈다. 디미트로프는 6-2, 4-1까지 앞서갈 정도로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
경기시간은 1시간 32분. 디미드로프는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알카라스를 이긴 바 있어 앞으로 세계 1위에 도전하는 알카라스의 천적이 됐다.
디미트로프는 주어진 모든 기회를 이용해 공격했고 서브 뒤 공격을 한 것이 알카라스를 매우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했다.
2024년 네번째 투어 준결승에 진출한 디미트로프는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결승 진출을 가린다. 라이브 랭킹 11위까지 올라간 디미트로프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상위 10위에 복귀하게 된다.
디미트로프는 올시는 신세대 홀거 루네와 박진감있는 경기를 펼친 끝에 이겨 우승하고 신세대 대명사 알카라스를 여유있게 이기면서 괄목상대하게 됐다.
디미트로프는 10대 시절이었던 2008년, 윔블던과 US OPEN 주니어 단식 우승을 했을만큼 상당한 유망주였으며, 페더러처럼 한 손 백핸드 스타일을 구사하여 당시엔 차세대 페더러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프로 전향 후엔 20대 중반이 다 되도록 만년 유망주 소리만 듣고 있다가, 2017년 들어서야 세계 3위권에 안착했다. 하지만 빅3의 그늘에 가려 활약을 못하다 은퇴하나 싶었다. 하지만 빅3가 한둘씩 퇴장하고 넥스트 제너레이션들이 활개를 치는 가운데 그 사이에서 절치부심 끝에 '로스트 제너레이션'중 하나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210km를 상회하는 강력한 서브를 가지고 있으며, 포핸드 역시 강력하다. 다양한 경기 운영 방식으로 상대방을 앞뒤로 흔들어 놓는다. 원핸드 백핸드는 시그니처 샷이다. 과거에 경기중 멘탈이 불안정한 것도 사라지고 기복이 심해 경기중에 중요한 포인트를 잘 따내지 못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현재 베이스라이너가 대세인 가운데 올라운드 플레이로 신세대들을 상대한다.
팀과 일정한 훈련을 반복하고 많은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늘 새로워야 하고 겁없고 볼을 강하게 치는 신세대와 경기를 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보완하고 있다.
디미트로프는 테니스는 매주 경기가 있어서 좋은 스포츠라며 올바른 일을 하고, 올바른 습관을 들이면 어떤 보상을 줄지 결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7년과 현재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지금이 훨씬 낫다고 하며 자세한 비결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디미트로프는 과거에 찬스볼이 오면 라켓을 높이들고 아크 궤적을 크게 하면서 몸을 많이 만든다. 그러면 오른발이 밀려 뒤로 빠져 뒷발 빼기를 한다. 지금은 포핸드를 물 흐르듯이 친다. 무릎이 나오면서 왼쪽 팔꿈치가 들어와 있다. 왼쪽 팔꿈치가 오른쪽 무릎으로 가면서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 있다.
x자 꼬임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공을 칠 때는 오른쪽 팔꿈치하고 왼쪽 팔꿈치가 만나면서 레깅이 들어간다.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서 앞의 시선으로 볼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좋은 볼을 칠 수 있는 것이다.
백핸드 못하는 프로 선수는 없다. 백핸드에선 변별력이 없고 무기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포핸드다. 현대 테니스는 포핸드때 오른 발이 먼저나가 각을 좁히면서 임팩트를 한다.
결국 발이 나가면서 상체가 도는 스텝에 의해서 몸 꼬임이 생기는데 디미트로프는 이를 완성했다.
서서 상체를 꼬고 발을 움직이면 늦는다. 프로세계에서 반의 반박자 차이는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디미트로프도 그게 안 됐다가 이제 되기 시작하고 있다.
디미트로프는 공이 오면 공한테 먼저 가면서 몸을 만들어 친다. 디미트로프가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알카라스를 이겼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불리며 머레이, 바브링카처럼 은퇴의 수순을 갈 것 같던 디미트로프가 신무기를 장착하며 신세대들을 하나둘씩 이겨내고 있다. 페나조가 빠진 월드테니스는 더 재밌어 지고 있다.
좀 더 공격적, 서브에 더 집중, 백핸드에 더 집중 게임하는 등 높은 수준에 있어야 하는 부분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것에 입각해 경기 횟수가 늘고, 승리 횟수가 늘면서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박원식 기자 editor@tennispeopl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