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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스 치치파스처럼 클레이 코트 테니스에 빠져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치치파스는 "부서진 붉은 벽돌은 경기장이자 캔버스다. 매 세트, 매 경기마다 그 캔버스는 깨끗이 치워지며, 새로운 그림을 그리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클레이코트 경기의 매력을 한마디로 요약해 준다.
자신의 발판이 된 깨끗한 붉은 진흙 코트에 발을 디딜 때, 치치파스는 평화를 느낀다.
7년 전 등장한 그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 머리를 머리띠로 고정했다. 그의 라켓 스트링에서 공이 튕겨져 나갔고 원핸드 백핸드의 채찍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테니스 선수가 등장했다면 치치파스와 비슷했을 것으로 상상한다.
테니스는 그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특히 노박 조코비치에게 고통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그 적들이 물러나던 바로 그때, 야닉 시너와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나타나 그의 미래를 훔쳐갔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 아포스톨로스는 그를 지도했다. 치치파스는 여러 차례 다른 코치를 영입하려 했고, 그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호주 출신 전 프로 선수이자 윔블던과 US 오픈 결승 진출자인 마크 필리푸시스였다. 아포스톨로스는 결국 다시 코치로 복귀했다.그는 결코 완전히 떠난 적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여름 몬트리올에서 두 사람의 프로 관계는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당시 세계 랭킹 576위였던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후, 치티파스는 아버지에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저는 제 말을 경청하고 선수로서 제 피드백을 들어주는 코치가 필요하고, 또 그럴 자격이 있다. 아버지는 그런 상황을 잘 처리하지 못하셨다"라고 말했다.
치치파스는 최근 10년간 함께했던 아버지 아포스톨로스와의 코칭 관계를 끊었다.
몇 주 후, US 오픈에서 호주의 타나시 코키나키스에게 1라운드에서 패배하며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치치파스는 그날, 싸울 절박함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치치파스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그리스 데이비스컵 감독 디미트리스 샤치니콜라우는 그의 팀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이 팀에는 치치파스가 어린 시절 자주 훈련했던 패트릭 무라토글루 아카데미 출신 물리치료사가 합류하게 되었다. 그의 사촌 중 한 명인 콘스탄티노스는 그의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치치파스가 코트에서 자신감과 편안함을 느끼려면 주변 사람들을 완전히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 샤치니콜라우의 주장이다.
치치파스는 최근 몇 달 동안 알렉산드르 셰브첸코, 마티아 벨루치, 그리고 부상당한 하마드 메제도비치에게 패배를 당하며 자신감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처럼 보였으며, 갑자기 새로운 확신과 침착함을 되찾아 경기력을 회복했다.
그는 1라운드에서 조던 톰슨을 상대로 3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지만, 1세트를 내주고 2세트에서는 몇 차례 어려운 순간들을 헤쳐나갔다. 16강 누누 보르헤스와의 경기에서는 첫 두 번의 서비스 게임에서 5번의 브레이크포인트를 당했지만, 인상적인 반격을 펼치며 전체 경기에서 단 두 게임만 내주고 6-1, 6-1로 완승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자신감과 강한 자기 확신은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의 뛰어난 성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치치파스는 지난 10년간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5년 연속 8강에 진출했다. 놀랍게도 그는 2021년, 2022년, 그리고 2024년에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2023년에는 8강에 진출했지만 테일러 프리츠에게 패했다.
마스터스 레벨에서 20번 이상 8강에 진출한 경력 동안 치치파스는 3회 연속 8강에서 패한 적이 없다. 그의 기록은 이번 주 금요일 몬테카를로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작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그는 로마와 파리에서 열린 마스터스 8강에 두 번 더 진출했지만, 두 번 모두 니콜라스 자리와 알렉산더 즈베레프에게 각각 패했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 로렌조 무세티가 거둔 성공이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할지 몰라도 , 그는 항상 이곳에서 경기를 즐기는 듯 보였으며, 종종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왔다. 이번 주에도 그는 부 윤차오케테와 지리 레헤츠카를 상대로 3세트 만에 접전을 벌인 데 이어, 16강에서는 즈베레프를 이긴 마테오 베레티니를 상대로 압도적이고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재능, 능력, 그리고 잠재력을 갖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무세티는 큰 대회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마스터스 토너먼트 준결승에 진출한 적이 없으며, 이 레벨의 8강전에서는 0승 2패라는 기록을 냈다. 그중 하나는 2023년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야닉 시너와의 경기에서였다.
더욱이 무세티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톱 10 선수들을 상대로 3승 10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8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 레벨에서 톱 10 선수를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23년 몬테카를로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은 것이었다.
치치파스가 5-0(클레이 코트에서는 4-0)으로 앞서고 있다. 로렌조 무세티는 리듬을 찾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때 진정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마테오 베레티니와의 16강전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치치파스가 이 경기에서 완벽하게 우위를 점하고 몬테카를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그가 이번 대회의 확실한 우승 후보로 나선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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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editor@tennispeopl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