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와 관중을 생각한 코트
프랑스오픈은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계획도시인 프랑스 파리는 방사형으로 펼쳐진다. 파리를 중심으로 외곽순환 도로가 나있다. 이 외곽 순환도로 안쪽이 파리 중심지라면 순환도로 밖은 외곽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도로가 꽃 모양으로 생겼다. 우리나라가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가 둘러 싸고 있듯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가 둘러 싸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롤랑가로스는 볼로뉴 숲내에 있다. 볼로류 숲은 이 꽃잎 모양 중 파리 서쪽에 있는 지역에 있는 산림공원이다. 파리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책 장소이자 휴식공간으로 크기는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다. 여의도를 한강이 키우듯 볼로뉴 숲은 센강(세느강, 이곳에서는 센강이라 불렀다)이 S자 형태로 포근히 감싸고 있다.
롤랑가로스는 모양이 꼭 커다란 피자 조각처럼 생겼다. 피자 조각처럼 세모로 길게 늘어선 롤랑가로스는 센터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를 비롯 총 19개의 코트가 피자조각위에 얹혀진 토핑처럼 살포시 놓여 있다. 롤랑가로스의 코트를 보며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이들이 코트를 만드는 방법은 선수와 관중 중심이라는 것이다. 롤랑가로스의 코트는 각자 독립된 공간으로 관중석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관중석이 아예 없거나 한쪽에 관중석이 마련되고 쭉 코트가 정리된 논처럼 쭉 나열되어 있는 코트는 없었다. 우리는 작은 공간에 많은 면을 만들어야 하는 강박 관념이 있다. 설계하기도 편하고 공사 하기도 편하다. 그러나 정작 그 코트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경기중에 옆 코트에서 넘어오는 볼과 소음에 그대로 노출된다. 관중들 역시 코트 사이에 끼어 있는 코트는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 선수와 관중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일본 쌀이 맛있다고 하는데 종자는 우리나라가 오히려 좋다고 한다. 일본은 질을, 우리는 양을 생각해 경작하기에 좋은 종자를 갖고도 밥맛이 일본쌀보다 떨어진다. 테니스장을 하나 만들어도 관전하기 좋게, 플레이하게 좋게 만들때가 되었다.
롤랑가로스의 코트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테니스인들이 코트를 찾지 않는 이유로 볼거리가 없는 것도 있지만 코트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 . 특히 롤랑가로스 1번코트나 2,3번 코트를 보면서 넓은 공간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좋은 경기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번과 3번 코트는 관중석을 가운데로 하고 양쪽에 코트가 있다. 관중석 맨 상단에서는 양쪽 코트 경기를 다 볼 수 있었다. 콜롯세움 형태의 1번 코트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충분히 관중들이 만족할 만한 코트였다. 원형 경기장 안에 코트가 마련되어 모든 좌석에서 선수들의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로마 콜롯세움은 출입구가 사방에 있어 관중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게 설계했다. 롤랑가로스 1번 코트도 마찬가지다.
다음달 초 장호배가 열린다. 지금까지 장호배가 열린 곳은 우리나라 테니스의 역사인 장충장호코트였다. 지난해 장충코트의 센터 코트를 비롯해서 마른 논 갈라지듯 갈라진 코트를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굳이 코트 면수를 많이 만드느라 규격에 맞지도 않고 선수나 관중에 대한 배려도 없는 코트보다 선수와 관중을 배려한 명품 코트 몇 면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장충 코트의 면적 정도라면 센터 코트로 사용할 1번 코트와 같은 코트 1개, 2,3번 코트와 같은 코트 3개는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럼 멋진 코트 7개는 확보할 수 있다. 기존 넓이로도 멋있게 리모델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롤랑가로스 코트를 돌아 다니면서 선수들이 옆 코트와 상관없이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며 경기할 수 있는 코트, 관중들이 오로지 그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코트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아울러 사진 촬영하기도 좋아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온갖 전달 매체를 통해 순식간에 퍼진다.
 |
||
| ▲ 파리를 중심으로 도로가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다. 꼭 꽃이 활짝 핀 모습 같다 | ||
 |
||
| ▲ 볼로뉴 숲은 파리시내에서 서쪽에 위치해 있다. 롤랑가로스는 볼로뉴 숲의 끝에 붙어 있다. 센강은 볼로뉴 숲을 감싸고 파리 중심을 흐른다. 파리 시내와 볼로뉴 숲 사이에 에펠탑이 있다. | ||
 |
||
| ▲ 롤랑가로스는 피자조각처럼 생겼다 | ||
 |
||
| ▲ 롤랑가로스는 피자 조각 위에 토핑이 얹혀지듯 코트가 놓여 있다. 우측 사각형 모양의 가장 큰 코트가 필립 샤트리에 코트고 중앙에 뭉툭한 모양(T 출입구 옆)이 수잔 렝글렌 코트다 | ||
 |
||
| ▲ 롤랑가로스 티켓 가격. 각 코트마다, 날짜마다 가격이 다르다. 원화와 유로의 환율 차이를 곱하면 된다. 지금 1유로는 1,220원 정도다. | ||
 |
||
| ▲ 롤랑가로스 입장권이다. 인터넷으로 구매해 이 용지를 프린트 해가면 된다. 우측 상단의 QR코드를 찍어 확인이 되면 아래 사진과 같은 조그마한 티켓을 준다 | ||
 |
||
| ▲ 코트에 들어갔다 나오면 출구에서 티켓 하나씩을 나눠 줬다. 이 티켓이 있어야 다시 입장이 가능했다 | ||
 |
||
| ▲ 파리에도 암표상이 있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출구에 포진한 암표상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표를 사겠다"고 떠들고 다니며 암표를 팔았다. 박원식 편집국장이 암표상과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은 돈을 주면 티켓을 이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 ||
 |
||
| ▲ 5월 30일(토) 필립 샤트리에 코트의 티켓을 구매한 파리의 한 여성이 티켓을 보여주고 있다. 나달의 팬인지 나달을 볼 수 있다며 즐거워 했다.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 14,911석을 보유하고 있는 롤랑가로스의 메인 코트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샤라포바, 세레나, 니시코리 등 톱 5안의 선수들과 프랑스 선수들이 주로 이곳 필립 샤트리에와 수잔 렝글렌 코트에서 경기를 한다.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는 2층 구조다. 그러나 표 가격은 3단계다. 1층의 앞좌석, 그리도 뒷좌석, 2층 이렇게 나눠져 있다 | ||
 |
||
| 기자들이 앉는 자리에서 바라본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 모습 | ||
 |
||
| ▲ 호크아이 카메라가 필립 샤트리에 코트를 지켜보고 있다. 호크아이는 필립 샤트리에와 수잔 렝글렌, 1번 코트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경기 중에 전광판에 호크아이 결과를 볼 수는 없다. 주심이 직접 내려와 판정해 주기 때문이다 | ||
 |
||
| ▲ 스카이 뷰를 보여주는 카메라. 1번 코트와 수잔 렝글렌까지 줄이 연결되어 있어 이 거리를 오가며 하늘에서 담은 영상을 방송으로 보여준다. 수잔 렝글렌 코트에는 또 하나의 스카이 뷰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 ||
 |
||
| ▲ 수잔 렝글렌 코트에 설치된 스카이 뷰 카메라에 날아가던 비둘기가 끼었다(우측 도르레 밑에 비둘기 머리가 보인다). 한참을 푸덕 거리다 빠져나와 날아갔다. 비둘기가 날아가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 ||
 |
||
| ▲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의 옥상에 참가국들의 국기가 게양돼 있다. 조만간 태극기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와 2,3번 코트 사이의 길이다. 콘크리트 건물에 담쟁이가 타고 올라 훨씬 정감있게 보인다 | ||
 |
||
| ▲ 2번코트(1,445석)와 3번코트(1,119석. 관중있는 곳)다. 이 두 코트는 연결되어 있다. 3번 코트 좌석 상단에서는 양 코트의 경기를 모두 볼 수 있었다 | ||
 |
||
| ▲ 1번코트다. 3,802좌석을 보유하고 있는 이 코트는 원형 경기장이다. 원형 경기장 안에 코트가 들어가 있다. 전체적으로 사각(잘 보이지 않는 곳)없이 모든 곳에서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어 관중들의 집중도가 좋은 코트였다 | ||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와 1번 코트 사이에 있는 무스끄떼르 광장이다. 이곳에는 이곳 롤랑가로스가 있게한 라코스테를 비롯 필라델피아 4인방의 동상이 있다. 가운데에 데이비스컵 우승컵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서 관중들이 1번코트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모니터로 경기를 보고 있다. 광장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된다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 옆을 지나는 길이다. 기념품과 음식을 파는 매장이 쭉 늘어서 있다 | ||
 |
||
| ▲ 매장 앞에서 공연을 하는 소녀들 | ||
 |
||
| ▲ 필립 샤트리에 코트와 수잔 렝글렌을 연결하는 도로다. 앞에 보이는 사각형의 건물이 필립 샤트리에 코트다, 사진상의 우측으로 6,8,10번코트가, 좌측으로 7,9,11번 코트가 있다 | ||
 |
||
| ▲ 수잔 렝글렌 코트 입구다. 수잔 렝글렌의 동상이 서있다. 뒤에는 입장권이 없는 이들을 위해 모니터로 주요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 ||
 |
||
| ▲ 수잔 렝글렌 코트다. 롤랑가로스에서 두 번째 큰 코트로 10,056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 ||
 |
||
 |
||
 |
||
| ▲ 수잔 렝글렌 코트 옆 마켓이다. 도로 건너편으로 주택가가 보인다. | ||
 |
||
 |
||
| ▲ 1,559석을 보유하고 있는 7번 코트다. 예선전의 주요 경기를 이곳에서 했다. 지금은 복식을 하고 있다 | ||
 |
||
| ▲ 수잔 렝글렌 코트에서 바라본 6~11번 야외 코트다. 7번이 1,559석, 6번이 1,077석이다. 모든 야외 코트도 관중들이 보기 편하게 좌석을 확보하고 있다. | ||
 |
||
| ▲ 12~18번 야외 코트다. 롤랑가로스에는 13번 코트가 없다. | ||
 |
||
| ▲ 앙투카는 '어떠한 경우에도'라는 뜻이다. 앙투카 코트는 매 세트가 끝날 때 마다 정리를 했다. 코트에 물을 뿌리고 있다 | ||
 |
||
| ▲ 물을 뿌리는 관리요원이 카메라를 대고 있는 나를 보며 천진난만하게웃는다 | ||
 |
||
| ▲ 물을 뿌리면 잠깐 이렇게 고였다 사라진다. 이 자리는 선수들이 많이 밟은 자리다. 조코비치, 이바노비치를 비롯 많은 선수들이 저 자리에서 미끄러졌다. 앙투카 흙이 신발 바닥에 묻어 나는 모습은 정말 멋지다. | ||
 |
||
 |
||
| ▲ 파리의 하늘에 해무리가 졌다 | ||
파리=방극용 기자. 취재협찬 바볼랏((주)유진커머스) bgj@tennispeople.kr
<저작권자 © 테니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