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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만장

기사승인 2023.01.23  0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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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피플 호주오픈 투어단이 센터코트에서 경기보다 카메라 기자석을 찍어 보내왔다.정용택 특파원의 머리가 로드레이버 아레나 조명을 받아 반짝 반짝 빛나 찾기가 쉬워서 인지 잘 잡혔다. 카메라는 캐논 마크2, 렌즈는 200mm.

호주오픈을 취재하는 테니스피플의 정용택 사진기자는 하루에 몇장의 사진을 찍을까.

평균 1만장이다. 아침 7시 아파트에서 밥을 해먹고 트램(전차) 두 번 타고 경기장에 9시반에 도착한다.
기자들은 멜버른 존2, 존3 에서 트램을 타도 대회 기간 내내 무료다. 보통 일반 시민은 5천원 정도의 교통비가 들지맘 기자의 교통비는 안든다. 시내 빌딩 중심가에 호텔을 잡지않고 존 2의 아파트 호텔에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10년 넘게 호주오픈을 취재하면서 숙소 형태를 백패커스, 가정민박, 다인실 에어비앤비, 호텔 등 여러번 바꿔는데 이번이 제일 낫다.  일단 방이 넓고 세탁기와 주방시설이 갖춰졌고 킹 베드 사이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한 유닛에 네명이 기거하던 시절과는 영 딴판이다. 상전벽해.
사진작업하고 식사하고 내일을 위해 자정을 넘겨 잠을 청한다.

경기장에 도착하면 기자들은 출입구가 다르다. 짐검사를 받고 아이디 카드 바코드를 스캔이 끝나면 입장한다. 모니터에 이름과 소속, 사진이 뜬다. 그리고나서 안전요원이 입장을 시킨다.
입장해 광장을 지나 기자들 방에 들어간다.

사진 기자는 예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전세계 코로나 여파로 사진 기자들이 대거 그만두거나 줄었다. 일본의 스폰서 사진을 찍는 베테랑들, 미국과 유럽의 장신 거구의 사진 기자들, 작은 체구에 300MM 렌즈 달린 카메라를 두세대 이고 지고 다니는 여자 기자들이 사진 기자실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아침 9시부터 경기가 끝나는 새벽 두세시까지 경기장을 누빈다. 선수들이 오전에 두경기배치하고 오후 7시가 아닌 6시에 시작하자고 건의할 정도다. 오전에 서너 경기 센터코트에 배치하다보니 오후 7시이전에 경기가 끝나지 않고 오전 경기가 8시넘어 끝난적도 있다. 밤 9시에 야간 첫경기가 들어가고 밤 11시나 되야 야간 두번째 경기. 그러다보니 머레이는 세벽 4시에 경기가 끝났다.

정용택 사진 기자는 하루에 이들 틈에 끼여 만장을 찍는다. 센터코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 오전 3경기 오후 2경기 등을 취재하고 그 옆 마가렛 코트에서 주요 선수들을 사진 취재한다. 그리고 멀리 존 케인 아레나까지 가서 선수들을 담아온다. 그리고 야외 3번, 기아 아레나, 1573 아레나, 5번부터 15번 야외 코트를 원근 불문하고 다닌다.

   
▲ 무릎꿇고 사진 찍는 유럽 기자

하루 2만보에서 3만보. 만보계로 몇 년전부터 측정했다. 트램타고 자리에 앉아 졸아 숙소 지나치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한국에서 주로 차량으로 전국을 이동해도 하루 1만보 걷기 어려운데 호주에선 1만보는 오전에 돌파하고 오후 5시 기자들 간식시간쯤  만보계 재보면 2만보에 다다른다.

건강도 챙기고 사진도 하루 만장 찍지만 벗겨진 머리에는 물집이 생긴다. 대회 이틀 지나고 머리를 감다(감을 것도 없지만) 우툴두툴한 것이 손에 느껴졌다. 기자실에서 동료에게 머리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달라고 보니 수포 투성이다. 준비해간 세레스톤 지 크림을 밤에 바르고 자니 다음날 가라앉았다. 모자 쓰고 사진을 찍는데도 남반구의 강렬한 햇살이 모자를 뚫고 두피를 뚫어 수포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두피의 색깔은 얼굴색보다 구릿빛이 됐다.

   
 

"이일을 해. 말어" 하다가도 언제 또 이 일을 하겠느냐며 마음을 다 잡아 먹는다. 평창고 선수출신으로 라켓 두자루 갖고 상경해 강남에서 레슨을 한 경험이 있는 정용택 기자는 경기장에 머레이가 경로당 테니스를 하고 사진 기자실에서 걷기는 힘들어도 경기장에서 사진 찍는프로 사진기자 노인들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아직 나는 팔팔한 청춘이다라며.

조코비치 10m 앞에 두고 사진찍다 졸아 카메라 다리 잡고 쓰러질 뻔 했다. 웬만한 선수들에게 카메라 기자석에서 졸아서 인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중에 정용택 특파원의 인사를 안 받은 선수가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하루 만장은 족히 찍는다.

예전에는 초점 안맞고 흔들리고 한 사진이 많았다면 지금은 거의 모든 사진이 작품이다. 투어단에 참가한 동탄 최준 원장은 "테니스피플에 올라오는 프로들 사진이 거의 작품이다"라며 감탄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상급 선수들 사진을 찍어 올리니 그럴 수밖에. 현재 수천개의 실내테니스연습장에 걸린 프로 테니스 선수 상당수 사진이 테니스피플의 그랜드슬램 취재 사진들이다.

그랜드슬램 끝나 귀국하면 공항에서부터 전화를 받는다. "사진좀 주세요."   저작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친분으로 달라는 것이다. 사실 한 장에 10만원은 받아도 저렴하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찍는 것이니까.

각설하고.


이렇게 찍은 사진은 날짜와 이름 별로 정리되어 노트북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외장하드로 옮겨 백업본을 만든다. 그 와중에 선수별로 좋은 사진 포, 백, 서브, 발리 장면을 모아 테니스피플 페이스북에 올려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한다.

'듣보잡'들이 많이 나오는 주말 오전에는 경기장 밖을 스케치한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의 이모저모. 호주사람들의 테니스 문화를 취재한다. 선수들 경기가 시언찮을 때 경기장 주변을 둘러본다. 이유는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대형 테니스장을 짓는데 테니스장 잘 짓고 여러 행사를 하면 호주처럼 이렇게 화려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취재한다.

   
 

테니스는 고급문화고 테니스를 통해 삶을 배우고 풍요롭게 한다. LEARN LIFE FOR TENNIS. 라는 문구가 어린이 테니스 테마파크 곳곳에 있다. 평생 스포츠인 테니스는 배우면 인생을 배우고 빵을 얻고 잠자리를 얻는다. 그리고 박수를 받고 울고 불고 한다. 경기를 하는 동안 고진감래를 하고 인생무상을 느낀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개인 스포츠로 경기장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스포츠가 테니스다. 그런 것은 정용택 사진 기자는 담아내고 있다. 선수의 땀 ,눈물, 좌절, 기쁨을 담아낸다. 그저 기술 사진뿐만 아니라 인생을 담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에 수포가 생겨도, 하두 걸어 고관절이 아파도 무거운 카메라 메고 이코트 저 코트에서 벌어지는 인생스토리를 찾아내고 캐낸다.
기자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할까. 대회본부느 기자에게 하루 30달러를 제공한다. 기자식당에서 아이디카드 바코트에 30달러를 넣어준다. 시간이 없으면 9달러 김밥, 6달러 미트 파이와 콜라 하나로 점심 식사를 한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한접시에 24달러하는 온갖 건강 야채와 스테이크를 먹는다. 이번 취재길에 가장 좋은 점심 초이스다. 건강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고 저녁까지 버틸 수 있는 식단이다. 고기 한덩어리 단백질이 일을 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오후 5시가 되면 기자실 스피커를 통해 간식 시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그러면 자리에서 한두사람씩 일어나 2층 테라스 코너로 가서 맥주와 와인, 만두, 김밥, 롤 스시, 각종 튀김 요리들이 차려진 코너에서 줄을 서서 한두개씩 냅킨에 담아 먹는다. 술을 못하는 정용택 특파원은 무한정 먹을 수 있는 와인과 맥주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간식 거리 몇 개만 들고 나온다.
이것을 먹어둬야 밤 11시, 새벽 두시까지 당 떨어질때까지 경기를 취재한다. 그리고 귀가하면 씻자마자 코를 골며 잔다.

컴컴한 새벽에 자다말고 코에 물이 흘러 잠결에 손으로 문질렀다. 자꾸 흘러 일어나 불을 켜보니 벌건 코치가 침대를 적셨다. 방이 건조해 코의 모새혈관이 터졌고 피로에 절어 몸이 반응을 했다. 일어나 지혈을 하고 침대 커버를 샴푸로 빨래했다. 아시안이 아파트호텔 엉망으로 썼다는 소리 듣기 싫어 잠결에도 바로 빨아 걸어 놓았다. 세상에 살다 별일이 다 있다. 호주오픈 취재하다 밤에 코피 흘려 깨다니. 가는 세월을 잡기는 힘든듯하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 나이가 된 것 같다고 자조한다. 자다가 코피 흘리고 머리에 수포가 생겨도 테니스피플 독자들이 좋아할 것을 생각하면 오늘도 일어나 밥을 해먹고 경기장을 향한다.

지혜가 생겨나서 머리에는 손수건을 덮고 모자를 써 햇빛이 머리까지 도달하지 못하도록 수를 썼다. 누가 이기나 보자 하면서.

자기전에 빨래를 널어 습도를 유지해 코의 건조를 막았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인류가 발전하듯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하나하나 난관을 극복하고 헤쳐나가 도전과 응전의 삶을 오늘도 살아간다. 일비도 안받는 이 일을 하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하겠지만 우리나라 테니스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그랜드슬램 출전하고 승리를 위해 오늘도 사진 한 장 더 찍어 전달한다.


이번 호주오픈주니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정용택 기자가 속한 경기도테니스협회 소속의 선수들이다. 정용택 기자는 경기도테니스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단식 본선에 오른 노호영은 안양에서 운동시작해 오산G스포츠클럽(원장 이진아) 출신이고 최온유는 화성시테니스아카데미  김성록 감독이 지도한 선수다.  김성록 감독은 경기도테니스협회 이사다.   최온유가 1회전에서 헤맬때  수건 있는 곳에 가서 김 감독 이야기를 전하며 힘내라고 전하기도 했다. 카메라 기자 신분에 우리 선수 1승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진 기자가 호주오픈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우혁은 부천 아카데미(원장 서용범) 소속의 선수들이다. 이밖에 본선 러키루저 끝까지 기다린 씽크론의 박승민도 경기도와 인연이 있다. 경기도테니스협회 사무국장이 바로 정용택 호주오픈 테니스피플 사진기자다.

지난해 경기도는 경기도내 전국랭킹 50위 이하 테니스주니어 들의 주말리그를 8차례 해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수선수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하는데 선수와 지도자에게 같은 가격의 외투를 제공하는 평등 사상도 갖고 있다. 지도자라고 해서, 고생한다고 선수보다 더 가격이 나가는 외투 선정을 사전에 방지했다.

해마다 호주오픈을 취재하면서 정 기자는 이은혜, 박소현, 박의성, 정윤성, 정현, 권순우를 접했다. 대부분 경기도에서 후원받고 경기도 쌀 먹은 선수들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 이들이 주니어때 호주오픈을 접했으면 프로가서도 호주오픈을 접하는 바람이 정 기자가 갖는 유일한 소망이다.

부디 단식이든 복식이든 출전해 교민들을 기쁘게 하고 한국의 테니스인들을 즐겁게 해 한국테니스가 크게 융성했으면 한다.

하루 사진 만장의 나비 효과를 기대해 본다. 보름간 15만장이 정용택 특파원의 카메라에 담겨 한국테니스가 2023년 한해는 한발더 깡총.

멜버른=박원식 기자 editor@tennispeople.kr

<저작권자 © 테니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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