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한국계인 제이미 햄튼의 경우를 비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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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리아오픈에 와서 조기 탈락하고 일본 투어대회로 건너간 햄튼이 날로날로 수직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햄튼의 경기를 보고 난뒤 최근 더듬어 생각하니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가 연상되었다. 류현진이 서재응이나 김병현과 달리 미국무대에서 조기 착근해 통하는 이유는 아마도 150KM대가 넘는 직구 스피드일 것으로 보인다. 빠른 직구가 다른 구질을 커버해주는 류현진의 주무기가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햄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햄튼의 플레이 스타일은 예전에 언급했듯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스피디한 경기진행과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좀처럼 이기기 어려운 정교한 기교파인 라드완스카나 보즈니아키를 파워 테니스로 상대했다. 즉 빠르고 강한 공격을 자주하다보면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다. 자주 만나다 보면 이길 수 있는 방법과 루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햄튼은 단단한 몸매를 지니고 순간적인 힘을 낼 수 있는 훈련을 잘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똑바로 보고 앞에서 볼을 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류현진 처럼 위력적인 직구를 갖고 있어야 스핀볼 등 다른 볼이 먹힌다. 햄튼이 지난 프랑스오픈에서 16강에 진출하고 지난해 US오픈에서 성적을 내고 투어대회에 처음으로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비결이 바로 '똑바로 보고 앞에서 볼을 때리는 방식'이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외견상 우리나라 선수와 차이가 없는 햄튼처럼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똑바로 볼을 맞춰 볼에 힘을 싣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 테니스 감독들은 선수들을 지도할 때 볼을 네트만 넘기지 말고, 베이스라인 안쪽에만 넣지말고 베이스라인 뒤 펜스를 다이렉트로 맞히라고 지도한 분들이 있다. 좋은 지도방법이다. 기본적으로 볼이 파워있게 나가야 스핀도 걸고 돌리고 하는 것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부에선 스핀을 구사하지 못하면 테니스부에 선수를 안받아 준다고 한다. 볼을 아웃되지 않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물론 경기를 하는데 볼을 아웃만 시키는 선수를 어떻게 출전시킬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볼이 짧아지고 스핀에 의존하는 스타일이 어려서부터 굳어진다.
어린 선수들의 경우, 미래 지향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스타일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게임을 이기는, 볼을 아웃시키지 않으려는 스타일로 굳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미국 오렌지보울에 나가는 선수로 선발되려고 대회를 쫓아다니고 입상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보니 좋은 샷을 가지기 보다는 게임 운영능력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사실 미국 스포츠마케팅사의 스카우터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오렌지보울대회에도 샷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없으면 우승자라 하더라도 외면한다. 즉 볼에 파워가 있어야 한다. 볼의 파워는 플랫이다.
한양대학교 야구선수인 박찬호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동대문야구장에서 지켜보면서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도 박찬호의 직구 스피드였다. 류현진도 다저스에서 데려갈때 그의 직구 스피드에서 반한 것이다.
최근 손목 쓰지 말고 테니스를 하라는 테니스피플의 제언이 일부 우리나라 테니스계에서 이야기 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가는곳마다 테니스피플을 거론하면서 손목이야기가 나온다. 이어 앞에서 똑바로 맞춰 플랫성 타구를 만들라는 제언이 온라인 몇몇 사람의 의견 제시를 이끌어냈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아가서, 10개월전 우리나라 코트에서 모습을 보이던 제이미 햄튼이 세계 30위권에 진입했다. 그의 테니스 스타일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햄튼스타일을 우리가 연구하고 거기서 우리나라 테니스가 세계에 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반기 몇몇 국제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의 스타일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일 필요한 부분으로 생각되는 것이 볼을 똑바로 맞춰 힘있게 임팩트하는 것이다. 일단 강하고 빠른 플랫볼을 구사하고 나서 감는 스타일을 겸비하면 세계 100위안에 드는 투어선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제이미 햄튼을 보라.
박원식 기자 pwseek@tennispeopl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