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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합격했다. 전공은 튜바. 튜바는 덩치가 큰 나팔이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악기 연습을 해 2년전 이화여대를 들어가고 다니다 이번에 다시 서울대학 입시에 응시해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공부해 특정 분야에서 서울대학을 가면 어느 정도 1차 목표를 이뤘다고 보면 된다. 테니스로 치면 투어 100위안에 드는 것이 아닐까.
조카의 서울대학 입학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비결이 무엇일까 취재를 했다. 본인에게 물어보았다. 조카의 형제들에게도 물어 보았다.
네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연습. 둘째 좋은 선생, 셋째 콩쿨 등 각종 대회 출전, 넷째 목표다.
풀어쓰면.
첫째. 연습이다. 얼마나 했고 어떻게 했을까. 공부든 테니스든 연습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하루 8시간 이상 튜바 마우스를 물고 어깨에 큰 악기를 안고 연습을 했다. 어깨가 무너지고 입술은 금속 독으로 부르텄다. 좋아하는 매운 음식은 극도로 자제했다. 악기 부는데, 연습하는데 몸에 나쁜 음식은 먹지 않았다.
둘째, 조카는 좋은 선생을 만났다. 동대문 창신동 제품공장이 모여있는 산동네 지하 악기실에서 튜바 연습을 했다. 선생은 전국에서 지하 악기실로 모여드는 연습생들을 받았다. 특유의 지하실 냄새는 기본이었다. 이곳에서 5년넘게 튜바를 불었다.
2년전 서울대 입시에서 고배를 마신 조카에게 "매우 아깝다. 다시 한번 도전하자"고 격려한 분이 바로 선생이다. 플로리다 닉 볼리티에리코치처럼 레슨생들만 보면 "네가 최고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우는 식이다. 한마디로 치어 업.
셋째, 각종 대회 출전이다. 대회 출전은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실력을 견주어 볼 수 있는 곳이다. 대회전 철저히 준비를 하고 대회후 자신을 평가반성할 수 있는 것이 대회다. 부산콩쿨도 가고 서울에서 열리는 콩쿨도 부지런히 다녔다.
넷째, 목표다. 여학생의 작은 몸으로 덩치 큰 세계적인 연주자에게 자신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조카는 초등학교때 일기 숙제를 아침에 할아버지가 왼손으로 대신 써줄정도였고 학교는 할아버지의 자전거 뒤에 타고 9시 즈음에 등교하던 학생이었다. 그러면서 "나 서울대학 갈꺼다"하며 번번이 큰소리를 쳤다. 다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설마.
결국 서울대학 입학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앞으로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떼었다.
테니스로 적용해 보자.
사실 테니스는 어렵다. 그런데 위의 네가지를 적용하면 투어 선수도 되고 부와 명예 그리고 꿈의 성취가 되지 않을까.
노력을 하고 좋은 선생을 만나고 자신의 능력에서 출전할 수 있는 대회에 최대한 출전하되 꿈은 크게 갖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에서 힘든 목표일지 모르지만 습자지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꿈을 크게 갖게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 네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다. 서울대 합격한 조카를 보면서 우리 선수들도 이렇게 하면 큰 무대에 가서 활약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구 비봉초등학교 테니스부 동영상
박원식 기자 pwseek@tennispeopl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