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회 서울고 총동창회 추계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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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대회를 빼고 40여년간 고등학교 선후배 동창들끼리 봄,가을로 모여 테니스대회를 하고 있다.
서울고등학교동문테니스대회. 한해 두번 모여 벌써 80회째를 맞고 있다.
처음 동문들만 나오다가 아내, 자녀 등과 함께 라켓을 들고 참석하고, 30대 젊은 후배들이 대회장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대회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졌다. 전국구 스타도 동호인대회 일정을 제치고 나온다.
10월 3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제 80회 서울고총동문추계테니스대회는 146명이 출전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역대 최다.
이 대회는 금배, 은배, 동배로 나뉘어 단체전(3복식)으로 치러졌다. 참가상품은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인 디아도라사의 테니스화. 십수년전에 비욘 보리가 디아도라 사의 테니스화를 신고 윔블던 우승을 한 바 있는 명품 브랜드다.
아무튼 유사이래로 많이 출전해 선후배와 동료들간에 즐거운 테니스 한마당을 벌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처럼 동문들의 참여도가 높은 이유는 다음 여섯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회 날짜를 못박은 점이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과 10월3일 개천절로 대회 날짜를 붙잡아 두고 세상없어도 테니스하는 동문이라면 출전하게 만들었다. 웬만하면 이 두날, 약속을 잡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심지어 외국 바이어들과 1년전에 미팅 약속을 할때 이 두날은 빼달라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 대단하다며 계약 성사는 물론 대회에 출전하도록 적극 협조할 정도다. 이번 대회에 싱가포르의 건설사에 근무하는 42회 김범수는 대회 소식을 듣고 일부러 출장일자를 10월 3일 전후로 맞춰 출전할 정도였다.
둘째,기수별로 모여 평소에 정기적인 운동을 하면서 대회 출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평소 운동 목적에 대회 출전 목표도 포함되었다. 모교인 서울고 테니스 코트 6면을 매주말이나 매월 이용하고 상당수 기수들이 여러 지역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이것이 정기 대회 성황을 보장해 준다. 19회는 18명, 24회는 13명,27회는 12명, 39회는 16명 등 대거 출전해 이들은 대회 성원의 초석이 됐다.
심지어 10월 3일 단체전에 만나 기량좋은 선수를 찍어 이듬해 5월 5일 개인전 복식 파트너를 예약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셋째, 운영위원회의 철저한 준비다. 대회를 앞두고 최소 3~4번은 만나 코트 섭외, 기념품 선정, 대회 경기 규칙,협찬 확보 등을 정한다. 사실상 조금씩 시간을 내어 1년 내내 대회를 준비한다고 보면 된다.
넷째, 선배와 후배의 조화와 만남이 대회 성공을 이끌었다. 단체전의 경우 선후배 기수들이 연합해 출전하는 경우가 늘었다. 노련한 선배들은 체력좋고 힘좋은 후배를 영입해 참가한다. 그 결과는 입상으로 이어진다. 이전에 선배 기수와 후배 기수들이 각각 출전해 기량대결을 펼치다 보면 노련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데리고 놀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후배 기수들이 선배들의 기술을 간파하고 선배들은 동작이 한해 다르게 굼뜨기 마련이다. 결국 노련미와 파워가 하나로 뭉치면서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또한 대회 성공의 밑바탕이 되었다.
다섯째, 동문들의 십시일반 협찬이 대회 성공을 개런티하고 있다. 이세웅 신일 기업 회장, 이화일 조선내화공업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 이종각 대한제분 회장, 이종호 중외제약 회장 ,던롭의 홍종명 회장, 일신방직 김영호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현정원 정원종합건설 회장, 허승조 GS리테일 회장, 까사미아 이현구 회장,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 해마다 십시일반으로 도와 대회 성공을 바라고 있다. 특히 양지원 총동문테니스회 회장은 다음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면서 참가기념품 운동화 100족을 쾌척하는 큰 마음 씀씀이를 선후배들에게 보였다.
여섯째, 패자부활전을 치른 것도 대회 만족도를 높였다. 예선 두세게임하고 탈락한 팀은 보통 점심먹고 귀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대회에선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도 패자부활전이라는 것을 만들어 해가 저물도록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넉넉잡고 5게임을 하드코트에서 했으니 선배들이나 후배들의 기분좋은 몸 뻐근함이 최소 일주일간 대회 참가 만족도를 갖게한다.
사실 한 고등학교 동문들끼리 모여 무엇을 하나 40여년 이상 오래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배우고 익히기 어려운 고급 운동인 테니스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한두해 익혀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여러 성공 요소가 바탕으로 깔고 있기에 동문 테니스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모임이 한발 더 나간다면 학교내 엘리트 테니스부 창단을 하는 일이다. 이 일은 한국테니스를 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
한학년에 선수 4명씩 뽑고 체육부장을 감독으로 한 뒤, 전담 코치를 채용해 선수를 키운다면 동문테니스대회가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테니스 좋아하는 동문들이 후배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끔 올림픽공원 대회장에 선후배 동문들을 쉽게 만난다. 테니스마니아이기에 엘리트 대회 관전을 테니스 라이프의 필수로 하고 있다.
만약 서울고등학교에 테니스부가 생긴다면 경기고와 용산고, 휘문고, 경복고,중앙고 등에서 테니스부 창단이 요원의 불길로 이어질 것이다. 선배들이 좀이 쑤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5대 공립이니 4대 사학이니 하면서 서로 우위라고 경쟁하던 것이 생각나 좀체 지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전에 테니스부나 정구부가 이 학교들에 있었다. 예전처럼 공부하는 엘리트 선수 양성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가능해 보인다. 최근에 환일 중고등학교가 이형택 재단과 손잡고 팀 창단에 나선 것은 서울고등학교에 테니스부 재창단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현재 프로야구는 아마추어 고교야구의 붐에 힘입어 자리를 잡았다. 전국 각처에 내로라 하는 대표적인 명문고등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하고 동문들의 협조로 운영을 한다. 선배 빵빵한 고등학교에선 야구부 후원회가 있어 후배들의 선전을 돕고 있다. 예전에 서울 동대문야구장에 모교가 경기를 하는 날에는 서울 경기 지역 거주 동문들이 경기장을 찾아 교가를 외치고 어깨동무하며 후배들과 응원가를 부른다. 그날 저녁 동대문 주변 포장마차에서는 선후배들의 야구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필자도 고교재학시절 응원 갔다가 어느 점잖은 선배에게서 저녁을 잘 얻어먹고 귀가한 기억이 있다.
이렇듯 한 고등학교 동문테니스회가 날로 발전하고 자리를 잡는 가운데 모교에 테니스부 하나 창단하면 구심점이 이뤄지고 목표가 생긴다. 좋은 선수 하나 만들자는 데로 생각이 모일 수 있다. 그러면 한달에 5천원씩의 테니스부 후원금이 모이게 되고 그 재원은 좋은 트레이너 고용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좋은 선수 하나 나오는 일도 발생한다. 어쩌면 서울고 동문테니스대회가 한국 테니스를 흔들 경천동지할 일을 만들어낼수도 있다. 어쩌면 윔블던대회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80회를 맞아 대성황을 이룬 서울고동문테니스회가 발전적인 모습으로 우리나라 테니스 명품 대회로 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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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정원 총 동창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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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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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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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용-정구진 부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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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후배 토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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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wseek@tennispeopl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