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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지배하는 유고슬라비아 테니스

기사승인 2016.03.21  17: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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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코비치 ,라오니치 등 남녀 톱100에 20명

   
▲ 유고슬라비아 지도

현재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잡는 나라는 어디일까?

테니스 선진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 호주가 아닌 유고슬라비아다. 남자 톱10 선수 가운데 유고슬라비아 출신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유고슬라비아는 20세기 대부분에 걸쳐 유럽의 남동부 발칸 반도에 연이어 존재했던 연방국가다. 1991년에 연방을 구성하던 공화국은 세르비아·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마케도니아 공화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코소보 등 8개 나라로 2008년까지 분리 독립하면서 해체되었다.

2016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 2014년 US오픈 우승자 마린 칠리치, 2016년 호주오픈 4강 진출자 밀로스 라오니치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캐나다를 각각 대표하지만 모두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다.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는 지금 존재하지 않지만 그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테니스 스타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해체된 나라 가운데 세계 1위를 배출한 나라는 세르비아 밖에 없다. 세르비아는 4명의 세계 1위를 배출했다. 남자 단식에서 조코비치, 여자 단식에서 아나 이바노비치, 옐레나 얀코비치를 배출했고 네나드 지몬지치가 남자 복식 1위를 기록했다. 세르비아는 남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2010년 우승하고 2013년엔 준우승하는 테니스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전 유고 연방의 나라 가운데 세르비아가 세계 1위 4명을 배출했다면 인구 4백20만명의 크로아티아는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자를 낳았다. 1997년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 이바 미욜리를 비롯해 2001년 윔블던에 와일드카드 받고 출전해 우승한 고란 이바니세비치, 2014년 US오픈 우승자 마린 칠리치가 전 유고슬라비아의 일원인 크로아티아를 빛낸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자다.

칠리치의 코치인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 유고슬라비아가 있던 발칸 반도에는 묘한 기운이 흐른다"고 할 뿐 테니스계에서 큰 활약을 하는 선수가 나오는 것을 말로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낳은 전쟁의 폐허속에서 20년이 지난 오늘날, 테니스 코트에서 라켓을 들고 전쟁을 하는 수많은 '전사'들이 나왔다.

유고슬라비아가 오늘날까지 국가로 존재하고 있다면 세계 테니스 톱 100위안에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한 테니스 초강국으로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크로아티아에서 독일로 이주하고 다시 호주로 국적을 바꾼 버나드 토믹을 비롯해 옐레나 도키치, 마린코 마토세비치 등도 발칸반도의 전사들이다. 여자 유망주 알리아 톰리아노비치도 크로아티아 태생이다. 이들은 모두 어린 시절 전쟁통 난리를 겪으면서 성장했다. 출세의 수단인 테니스를 도저히 할 수 없는 형편이라 테니스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 가운데 호주오픈 주니어 우승자이자 전 세계 8위 얀코 팁사레비치만이 도저히 고향을 떠날 형편이 안된 가운데 이를 악물고 테니스를 했다.

조코비치는 "우리가 어떻게 테니스를 할 수 있었는 지 설명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성공을 위해 나라에는 아무 테니스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고내전이 한창 열리던 시기인 7살때 조코비치는 TV에 나와 세계 테니스 1위가 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그것을 이룰 1%의 가능성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발칸의 테니스 전사들이 성공하게 된 스토리에 대해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사람들 대다수가 빈곤에 허덕이고 굶주렸기에 테니스로 성공하려는 선수들이 많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테니스가 부자나라에서 잘 살 수 있는 돌파구로 깨달았다. 자식을 둔 아버지들은 앞다투어 정치적 망명라는 기치를 들고 선진국으로의 이주를 감행했다. 재능있는 스포츠 선수가 필요한 여러 나라에서도 경쟁적으로 유고슬라비아 출신 이민자 가족들을 받아들였다. 조코비치도 2007년에 영국에서 시민권 제안을 받았다. 조코비치뿐만 아니라 조코비치의 동생도 패키지로 데려와도 된다는 후한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렇듯 미래의 챔피언들이 세계 각국의 유혹을 받으며 대탈출로 이어지자 세르비아 정부는 부랴부랴 세계 수준의 트레이닝 센터를 조성해 더 이상의 유출을 막았다. 옐레나 얀코비치는 미국으로 갔고 아나 이바노비치는 스위스로 테니스를 배우러 떠났다. 세르비아에는 당시에 테니스에 재능있는 선수들이 넘쳐나 그들을 지켜낼 테니스 아카데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90년대 중반 발칸반도의 암흑기에 유고슬라비아 주니어들이 테니스를 전쟁의 빈곤을 탈출 수단으로 여기게 된 것은 전 세계 1위 모니카 셀레스의 영향이 컸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인 셀레스는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전에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9차례 올라 8번 우승을 했다.

   
▲ 노박 조코비치

올해 로저 페더러의 코치를 맡은 이반 류비치치는 "고란 이바니세비치의 영향이 컸다"며 "어린이들은 고란 때문에 테니스를 한다고 하고 고란처럼 테니스로 성공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란을 영웅으로 치켜 세우는 류비치치도 한편으로 조코비치에겐 우상 그자체였다. 크로아티아의 간판 스타 류비치치는 조코비치 10대 주니어 시절 우상이었다. 류비치치는 지난해까지 같은 유고슬라비아출신인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의 투어 코치를 맡아 반열에 올려 놓았다. 류비치치는 "발칸 지역 출신들이 테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잘 모르지만 개인 운동 성격이 강한 테니스의 특징과 이 지역 출신들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류비치치는 "챔피언을 만드는 데 왕도는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하고, 스스로 성공 프로그램을 짜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 밖에는 없다"며 말했다.

아나 이바노비치는 물빠진 수영장에서 훈련을 했고 조코비치는 1999년 나토의 베오그라드 공습때 할아버지 아파트 지하에서 온 식구가 지낸 어린 시절의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남들은 겪기 어려운 일을 어릴때 부터 겪은 이들은 이미 승리와 패배가 무엇이고 재앙이 무엇인지 몸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류비치치는 이에 대해 "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강해져야 하고, 코트에서 한점이라도 놓치면 안된다는 의식이 머리에 박혀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100위안에 남자 11명, 여자 9명이 있는 이들 유고슬라비아 출신들이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잡는 시대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조코비치와 라오니치가 최소한 5년 이상 정상권에서 군림할 것이고 남자 유망주 보르나 코리치와 여자 선수 안드레아 페코비치, 도나 베키치, 아나 콘쥐 등이 발칸 반도의 테니스 명성을 이을 주자로 대기하고 있다. 매츠 빌란더, 비욘 보그, 스테판 에드베리로 대표되는 스웨덴 테니스의 30년을 넘어설 지 주목된다. 

   
▲ 밀로스 라오니치

유고슬라비아 출신 남자 1위~100위

랭킹 이름 국적
1 Novak Djokovic 세르비아
11 Milos Raonic 캐나다
13 Marin Cilic 크로아티아
20 Bernard Tomic 호주
22 Viktor Troicki 세르비아
26 Ivo Karlovic 크로아티아
38 Borna Coric 크로아티아
78 Damir Dzumhur 보스니아
79 Dusan Lajovic 세르비아
87 Ivan Dodig 크로아티아
100 Filip Krajinovic 세르비아


유고슬라비아 출신 여자 1위~ 100위
랭킹 이름 국적
19 Jelena Jankovic 세르비아
20 Ana Ivanovic 세르비아
23 Andrea Petkovic 독일
50 Danka Kovinic 몬테네그로
67 Mirjana Lucic-Baroni 크로아티아
74 Ajla Tomljanovic 크로아티아
79 Ana Konjuh 크로아티아
83 Polona Hercog 슬로베니아
86 Bojana Jovanovski 세르비아

박원식 기자 editor@tennispeople.kr

<저작권자 © 테니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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