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피플, 멜버른 재미에 푹 빠지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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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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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 옷에는 절대 아무것도 못 붙인다는 것이 나이키의 원칙이다. 나이키는 후원 계약을 단독으로 한다. 그러나 중국 리나의 경우 나이키 옷에 메르세데스 벤츠 로고를 붙이도록 허용했다. 중국 시장을 생각해서다. 베이징 왕부정 거리에 가면 나이키와 비슷한 로고의 에르케라는 중국 개발 제품이 있는데 사람들로 인해 발 딛을 팀도 없다. 에르케가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는 가운데에도 나이키는 굴하지 않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리나를 통해 뿌리를 내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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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우리가 사회활동이나 경제활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그럼 과연 2014년을 살고 있는 우린 행복한가?
행복에 관한 논의는 철학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다. 동서 고금의 모든 철학자들은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 왜 행복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인간 개개인이 갖고 있는 덕을 찾아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정신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삶의 목적이 바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자아와 인간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외적인 환경보다 자신의 수양과 노력이라는 이성에서 행복이 찾아진다는 것임을 역설한다.
호주 오픈 3일째다. 어제까지 본선 1회전이 끝났고 오늘은 본선 2회전과 복식이 시작되었다. 남녀 단식만 해도 190명이 넘은 인원이 이미 탈락했고 복식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은 선수들이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만 했다.
혈연(?), 지연, 빈부의 격차는 이 곳 테니스 코트에서도 나타난다. 하루의 경기가 다 끝나면 대회 슈퍼바이저가 다음날 있을 경기와 코트를 협의하여 배정한다. 그 순서는 보통 가장 좋은 경기장에 그날 경기를 하는 선수 중 가장 시드가 높은 선수가 배정되고 순차적으로 배정을 받게 된다. 이것이 빈부의 격차다. 시드가 낮거나 랭킹이 낮으면 방송 중계가 빠지지 않는 메인 코트는 언감 생심이다.
그러나 예외 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지연과 안면이 등장한다. 랭킹과는 별도로 자국 선수들과 매우 인기 있는 선수들은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좋은 코트에서 시합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다. 그 이유는 당연 흥행에 따른 입장 수입 때문이다. 호주 선수들이 랭킹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시합을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더 있다. 소위 흥행 보증 수표들과 시합을 하게 되는 선수들이다. 우리 속담에 원님 덕에 나팔 분다고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경쟁상대 덕분에 메인 코트에 서보는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낮과 밤을 코트에서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씻으면 1시 가까이 되기를 3일째. 시간이 축적될수록 세계적인 선수들의 샷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아니 렌즈에 들어온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선수들은 하나 하나씩 정지된 사진으로 나에게 각인되고 있다. 오늘만 3천장이 넘게 각인 시켰으니 3일을 합치면 최소 6천장은 넘을 게다. 결승전까지 다 담게 된다면 아마도 3만장은 족히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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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멜번에 온 여타의 사진 기자들과 내가 담는 사진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들이 추구하는 사진은 예술적이고 멋진 스포츠 작품사진이다. 때문에 멋진 장면이 나올 상황과 의미 있는 장면에만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난 선수들이 동작에 들어서면 바로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술을 훔쳐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장 먼저 시작해서 가장 늦게까지 셔터 음을 낸다. 선수가 서브 동작에 들어 갔을 땐 미안하기까지 하다. 모두 조용히 기다리다 임팩트 순간에만 셔터를 누르는데 난 바닥에 볼을 바운드 시킬 때부터 셔터를 누르기 때문이다. 내게 말은 안 하지만 옆에 앉아 있는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저 한국녀석 너무 불필요하게 셔터 음을 남발하는군’ 이라고.
사진기자들에겐 일종의 특권이 있다.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심판과 볼키즈를 제외하면 세계적인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페더러의 예술적인 자세, 조코비치의 일그러진 표정,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나달의 땀방울, 세레나, 샤라포바, 아자렌카를 비롯 한 여자 선수들의 표정 하나 하나, 숨소리마저도 느낄 수 있는 거리다. 이것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큰 행운이다. 티브이로 경기를 지켜보는 것과 경기장에 직접 가서 보는 것이 하늘과 땅 차이듯이 관중석에서 보는 것과 포토 존에서 보는 것과는 또 그만큼의 차이가 난다. 물론 관중석이 어디냐에 따라 느끼는 차이는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 커다란 혜택에 결코 견줄 바는 아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선수들의 경기를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경기를 보려면 선수의 움직임과 샷, 그리고 코트 전체를 봐야 하는데 카메라 렌즈는 오로지 선수에게만 향해있다. 때문에 오로지 렌즈가 향한 한 선수만 볼 뿐이지 그 상대편 선수는 볼 수가 없다.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느끼기는 하지만 샷들의 상호작용을 알 수가 없다. 즉, 카메라 기자는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관찰 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쉴 때는 관중석을 주시한다. 아리따운 여인이건, 목청 높여 응원하는 젊은 청년이건 간에 행여 무엇이라도 하나 건질 것이 없나?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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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눈을 붙인 시간을 다 합쳐도 채 6시간이 되지 않는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잠시의 쉴 틈도 없이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며, 식사 조차도 제시간에 할 수 없는 이 일을 나는 왜 자청해서 하고 있는가?
15일 낮에 호주에서 코치를 하고 있는 한인 동포를 만났다. 그와 난 오늘 처음 본 사이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힘 안 드세요?” 난 이렇게 답했다.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라잖아요!” 그가 웃으면서 다시 말했다 “맞아요~”
지금 멜번에 있는 난 행복한가? 단언컨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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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방극용 기자 bgj@tennispeople.kr
